'노조리스크'에 불안감 감도는 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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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리스크'에 불안감 감도는 재계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4.07.09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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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금속노조 10일 총파업 예고
노란봉투법 등 노동3권 보장 요구
재계 반발 "정치 파업 즉각 철회"
전삼노 소속 노조원들이 지난 8일 우천 속에서도 파업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에 나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9일 이틀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삼노는 이날 조합원 1000여명을 대상으로 파업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3일차인 10일에도 별도 집회 없이 조합원 대상 교육으로 파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전삼노가 파악한 '파업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조합원은 6540명이다. 하지만 지난 8일 총파업 첫 날 우천 속에서 진행된 결의대회에 노조 추산 4000~5000명, 사측 추산 3000명이 참가했다. 

전삼노는 사측에 전 조합원에 대한 높은 임금 인상률 적용과 유급휴가 약속 이행,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준으로 지급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 기준 개선, 파업에 따른 임금 손실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 차질'을 파업 목적으로 내건 전삼노는 "반도체 공장 자동화와 상관없이 설비와 점검 등 관련 인원이 없으면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측이 10일까지 제시안을 가져오지 않거나 반응이 없다면 무기한 파업으로도 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 8일 대체 인력 투입 등으로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파업 이틀째인 이날도 별다른 영향 없이 라인을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9일 오는 10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노동 3권 보장하라" 금속노조 10일 6만명 규모 총파업 

전삼노 이외에도 재계에 노조 파업 관련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 개선과 신규채용 확대 등을 요구하며 오는 10일 1차 총파업에 돌입한다. 노동조합법 2조와 3조 개정(노란봉투법)도 함께 요구했다.

금속노조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온전한 노동3권의 실현을 위해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맞는 노동법을 쟁취하기 위해 일손을 멈춘다"며 "줄어든 고용을 다시 늘리기 위해 일자리의 양과 질을 늘리기 위해 공장을 세운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법을 통해 일괄적으로 정하고 있는 타임오프 시간을 ILO 권고에 맞게 '노사 자율'로 바꿔야 한다고 요구한다. 또 신규채용을 확대하고 채용인원의 50%를 청년으로 하는 방안과 금속산업 최저임금(통상시급 1만1080원, 월 통상임금 250만4080원 중 높은 금액) 적용, 사내하청 노동자 처우개선, 이주노동자 차별 금지 등도 함께 요구했다.

금속노조는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와 이런 요구안을 놓고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모두 10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5일 마무리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9만2306명이 참여해 8만5421명(92.5% 찬성)이 찬성, 총파업을 가결했다. 

노조는 파업에 돌입하면서 법 개정도 요구했다. 금속노조는 노조법 2·3조 개정, 노조 회계공시 제도 철폐, 산별교섭 제도화 및 교섭창구단일화제도 폐지, 방위산업체 노동자 쟁의권 제한 철폐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오는 10일 총파업에 나선다. 애초 10만50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8일 금속노조 내 최대 사업장인 현대자동차지부가 노사 교섭에서 잠정합의를 이루면서 참여 인원은 6만여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속노조는 오는 13일 2차 총파업도 예고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총파업 예고를 비판하고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더 강해진 노란봉투법…재계 반발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다시금 노란봉투법을 꺼내 들었다. 21대 국회서 통과된 노란봉투법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민주당 초선 박해철 의원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노동법 2조는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확대'를, 같은 법 3조는 '손해배상청구 제한'을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박 의원을 포함해 주요 노동계 출신 의원 모두 14명이 동참했다. 

아울러 조국혁신당은 노란봉투법이 포함된 '모두를 위한 노동권리 보장법'을 민생당론 1호 법안으로 추진한다.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조법 개정안은 노동자의 단체교섭 대상을 실질적인 지배와 결정을 할 수 있는 사용자, 다시 말해 원청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 노조가 직접 삼성전자에 임금인상, 수당신설 등에 대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같은 법리로 2·3·4차 하청업체 노조도 상위 단계 기업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기업은 수 많은 하청 노조와 일일이 단체협상을 벌여야 한다. 채용 및 해고에 대한 권한은 없지만 처우 개선 의무는 져야 한다. 또 노란봉투법은 노동자 쟁의행위(파업)를 이유로 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한다. 폭력이나 파괴행위가 없다면 파업으로 인해 발생한 영업손실은 기업이 떠안는다.  

또한 노란봉투법은 노조가 쟁의에 나설 수 있는 길도 크게 넓혔다. 기존 노동쟁의 대상은 임금, 근로시간, 복지 등 '이익분쟁'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개정안은 '근로조건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대상을 확대했다. 경영상 판단으로 취해진 인력 전환배치, 희망퇴직, 인수합병(M&A) 등도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면' 파업 및 태업이 가능해진 셈이다. 

재계는 반발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9일 성명을 내고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대해 "이번 파업은 노조법 2·3조 개정과 정권 퇴진 등 정치적 요구를 목적으로 내세운 불법 정치파업"이라며 "지난해에도 정권 퇴진 등을 주장했던 금속노조가 반복적으로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경총은 "금속노조는 불법 총파업을 통해 노조법 개정을 압박하고 있다"며 "노조법 개정은 가뜩이나 노조 쪽으로 쏠려 있는 힘의 균형을 더 무너트려 노사관계를 혼란에 빠뜨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금속노조가 지금이라도 정당성 없는 불법 파업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며 "정부는 불법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해 산업 현장의 법치주의를 바로 세워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법 개정이 현실화하면 크고 작은 소송에 따른 법적 다툼으로 허비하는 시간이 더 많아질 것"이라면서 "결국 로펌만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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