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경험자 10명 중 7명 어려움 겪어
가족 간 분쟁보다 상속 절차와 지식 부족이 주 원인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3일 ‘중산층의 상속 경험과 계획’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중산층이 상속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필요사항을 살펴보기 위해 총자산 상위 50% 기준(5억원대·서울 수도권 외는 3억원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설문 결과 상속이 더 이상 부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40대는 절반 가까이가 상속이 더 이상 부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의견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자녀에게 자산을 물려줄 계획이 있는 중산층 10명 중 8명은 상속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상속 준비의 적절한 시점에 대해 60대는 ‘아플 때’, 40대는 ‘가능한 빨리’라고 응답했다. 상속 시점에 가까워지기 전 미리 준비하려는 인식으로 바뀌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준비가 필요한 이유로는 ‘절세’(46%)를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으로 자녀에게 경제적 안정 제공(34%), 노후 생활자금의 원활한 운용(29%), 법적 갈등 예방(23%) 등을 언급했다.
최근에는 증여를 활용해 향후 상속세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설문 결과 상속은 보통 부모로부터 1~2회 정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반면 증여는 40대 31%, 60대 이상 9%로 젊은층에서 2회 이상 증여 받은 경험이 이전 세대보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비과세 한도 내에서 자산을 분할해 자녀에게 물려주거나 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떨어졌을 때 미리 자녀에게 이전해 줌으로써 절세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상속 경험자에게 상속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는지 조사한 결과 70%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간 재산 분할 분쟁(23%)보다 상속 준비 부족과 절차상의 어려움(46%), 법률·세금 지식부족(41%), 상속세 등 경제적 부담(29%)이 주된 원인이었다.
상속을 계획하는 중산층의 60%는 상속을 스스로 준비할 의향을 보였으며 그보다 적은 40%가 전문가의 도움을 계획했다. 하지만 상속을 경험한 경우 스스로가 아니라 전문가의 도움을 받겠다는 의향이 미경험자보다 1.3배 더 높았다. 전문가 중에서는 세무·법률가의 도움을 우선시했고 은행·증권·보험사 등 금융회사가 뒤를 이었다.
상속 재산의 종류로는 부동산을 물려주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만 과거와 달리 저축, 투자, 보험 등 금융상품으로 상속하겠다는 의향도 높아지고 있다. 상속을 위해 즉시연금과 치매안심신탁, 비금전신탁 등 신탁 상품 위주로 추가 투자하려는 경향도 높아졌다.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유언대용신탁’은 전체 응답자의 9%만이 알고 있으나 상품을 설명했을 때 42%가 이용 의사를 보일 만큼 관심이 있었다. 특히 자녀가 없는 1인 가구에서 일반 가구 대비 이용의향이 더 높아 향후 1인 가구가 증가와 함께 유언대용신탁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초고령사회, 상속을 위한 금융상품 운용과 절세를 포함한 법률 컨설팅, 유언장 작성 지원 등 서비스 수요 증가는 가속화될 것이며 이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금융회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황선경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자산이전은 가족 관계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고 노후 설계와도 매우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세무·법률가 상담 외에도 금융사에서 제공하는 상속 전문 서비스로 현명한 노후 준비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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