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국민의힘 전당 대회 당 대표 선거전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홍 시장은 하루가 멀다 하고 이번 대표 선거에 출마하고 있는 후보자에 대한 발언을 내놓고 있어 어느 정도인지 여부를 떠나 선거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되고 있다.
우선 홍 시장은 한동훈 후보에 대한 당 대표 불가론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 4월 총선 직후 홍 시장은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한 것을 두고 “철부지 정치 초년생 하나가 셀카나 찍으면서 나홀로 대권놀이나 했다”며 “내가 당에 있는 한 그를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거의 정치적으로 원한 관계에 가까울 정도의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6월 한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기 직전 시점에 홍 시장은 “총선을 망쳐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 윤석열 정권도 어려운데 자숙해야 할 총선 참패 주범들이 저리 날뛰니 보수정권 앞날이 암담하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홍 시장의 발언은 한동훈 후보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메시지다.
이 뿐만이 아니다. 홍 시장은 지난 6월 27일 자신의 SNS에 “국정농단 정치 수사로 한국 보수우파 진영을 궤멸시키기 위해 무자비하게 망나니 칼날을 휘두르던 그 시절을 화양연화라고 막말하는 사람이 이 당의 대표하겠다고 억지 부리는 건 희대의 정치 코미디”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한 후보의 회동 제의를 여러 차례 거절했다는 뜻도 밝힌 바 있다. 그는 “(국정농단 수사) 소환된 보수우파 인사가 1천여 명에 달했고, 수백 명이 구속되고 5명이 자살했다”면서 “문재인을 등에 업은 철부지 정치 검사의 난동이었다”고 직격했다.
홍 시장은 한동훈 불가론에 대한 이유를 3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총선 패배에 대한 절대적 책임, 윤석열 대통령과 불편한 배신적 관계, 검사 시절 보수 절멸 시도 등이다. 과연 당원들이 홍 시장의 주장에 동의할지 여부가 최대 관건이다.
국민 여론 조사 결과는 대체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한동훈 후보의 팬덤 즉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결국 당원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면 국민의힘 당원들은 이번 전당 대회 관련하여 빅데이터에서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의 캐치애니(CatchAny)로 지난 6월 17일부터 30일까지 국민의힘 당원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도출해 보았다. 국민의힘 당원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한동훈’, ‘위원장’, ‘국민의힘’, ‘민주당’, ‘당원’, ‘정치’, ‘특검’, ‘이재명’, ‘나경원’, ‘윤석열’, ‘국민’, ‘원희룡’, ‘국회’, ‘지지’, ‘우상호’, ‘장관’, ‘영남’, ‘박지원’, ‘윤상현’, ‘최고위원’, ‘원내대표’, ‘홍준표’, ‘이준석’, ‘수사’, ‘주자’, ‘대선’, ‘이철규’ 등으로 나왔다(그림).
빅데이터만 놓고 보면 국민의힘 당원들도 한 후보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까지는 일반적인 국민의힘 지지층들의 표심은 홍 시장의 발언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럼 한동훈 후보에 대해 ‘손절’하고 있는 홍준표 시장이 원하는 후보가 누구일까. 확실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윤석열 대통령을 기준으로 한다면 원희룡 후보쪽에 가깝다. 대구를 방문했을 때 나경원 후보와 원 후보를 모두 만났지만 더 부각되는 인물은 원 후보였다. 마치 원 후보를 업어줄 것처럼 환대했고 출마해 주어서 ‘감사’하다는 표현까지 할 정도였다.
그렇다고 나 후보를 냉대한 건 전혀 아니다. 이념적으로는 홍 시장은 나 후보와 더 가까워 보인다. 당을 오랫동안 함께 지켜왔고 두 사람이 대립적 위치에 있었던 적도 잘 기억나지 않을 정도다. 오히려 나 후보가 내건 ‘핵무장론’에 대해 힘을 실었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프랑스의 드골 전 대통령은 (과거) 미국을 향해 뉴욕이 불바다 될 것을 각오하고 파리를 지켜줄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며 “드골은 바로 나토를 탈퇴하고 핵무장에 들어가 핵개발 후 나토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똑같은 논리가 적용된다”면서 “뉴욕이 불바다 될 것을 각오하고 (미국이) 서울을 지켜줄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핵에 대한 홍 시장의 입장은 다분히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 중에서 나 후보와 일치하고 있다.
홍준표 시장의 ‘원픽(가장 좋아하는 선택)’은 누구일까. 원희룡 후보일수도 또는 나경원 후보일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홍 시장의 선택에 한동훈 후보는 절대로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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