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있지만 세계 각국은 이미 거대한 금리인하 물결에 휩싸였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대부분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거나 곧 내릴 태세다.
각국의 금리인하가 빠르거나 동시에 진행되지는 않을지라도 결국 금리를 내리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추세라고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세계 23개 주요국 가운데 향후 18개월 이내에 금리인하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곳은 일본뿐이라고 집계했다. 대부분 올해 중에 인하에 들어갈 예정이다.
글로벌 기준금리는 내년 말까지 평균 1.55%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집계됐다.
각국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아주 빠르게 금리를 올렸지만 이를 신속히 되돌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연준이 여전히 금리인하에 신중한 것처럼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도 금리 인상 때보다 훨씬 완만한 하향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의 움직임도 저마다 다르다.
미국은 현재 연방기금 금리 상한이 5.5%지만 올해 말 5%로 내려갈 것으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전망했다. 두차례 인하할 것으로 본 것이다.
시장에서는 11월까지 한차례 내리고, 12월에는 80% 확률로 추가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5년 말에는 4%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예금 기준금리는 현재 3.75%인데 올해 말 3.25%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차례 내렸는데 올해 두 번 더 내린다는 전망이다. 2025년 말 예상치는 2.25%다.
시장에서는 오는 9월에 0.25% 포인트 내리고 연말까지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을 75% 정도로 보고 있다.
일본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상단은 0.1%인데, 올해 말 0.5%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7월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달 회의에서 채권 매입을 줄이는 양적긴축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때 금리 인상도 함께 나올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엔화 약세와 이에 따른 물가 상승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4월 말과 5월 초 사상 최대 규모의 시장개입을 했다.
영국의 잉글랜드은행은 아직 금리를 내리지 않았지만 현재 5.25%인 금리가 연말까지 4.7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8월에 0.25%포인트 내리고 이후 연말까지 두 번째 내릴 가능성을 75%로 보고 있다.
2025년 말에는 3.75%로 전망된다.
캐나다은행의 경우 현재 익일대출금리가 4.75%이며 올해 말 4.25%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9월과 12월에 한 차례씩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 2025년 말 전망은 3.25%다.
중국인민은행은 현재 1년 중기대출금리가 연 2.5%인데, 올해 말 2.3%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말 전망은 2%다.
인민은행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내리려 하지만 위안화 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눈치 보기를 하는 상황이다.
많은 경제학자가 여전히 인민은행이 올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연준이 금리 인하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내기 전까지 기다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가운데 국제결제은행(BIS)은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인하에 엄격한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BIS는 지난달 30일 낸 연례보고서에서 "금리 조기 인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재점화해 다시 정책을 바꿔야 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그때에는 이미 (중앙은행의) 신뢰성이 훼손된 뒤여서 모든 비용이 더 많이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BIS는 또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고 성장이 탄력적으로 유지됨에 따라 세계 경제는 '경착륙'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서비스 가격과 임금 상승 가능성이 있고 경기가 급속히 냉각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금리인하 여지를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BIS는 또 금융 시스템은 특히 높은 수준의 공공 부채와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에 여전히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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