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지표 둔화 예상...금리 인하로 경기 부양하나
FOMC 의사록 공개...연준 주요 인사 연설도 예정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6월 넷째 주(23~29일) 달러·원 환율은 1390원에 개장해 1376.7원으로 마감했다. 주 초반 환율은 미국의 경제 독주 속에 유럽 정치 불확실성, 엔저까지 겹치며 1400원을 넘봤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과 스위스 중앙은행에 이어 영국 중앙은행(BOE)도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로화 가치는 떨어지고 있다. 프랑스 총선을 앞두고 마린 르펜의 극우 국민연합이 승기를 잡으면서 유럽 정치 불확실성도 커진 상황이다. 역사적인 수준의 엔저는 계속되며 달러·엔 환율은 160엔 위로 올라섰다. 미국은 물가지표가 안정되면서 금리 인하 기대를 키웠지만 고용지표 등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호조를 나타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강달러는 미국의 강한 경제 펀더멘탈보다는 유로와 엔 약세 요인에서 부각되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의 견조함은 강달러로 나타나고 있지만 이 역시 이전 강달러 흐름과는 다른 모습”이라며 “이전에는 미 연준의 금리정책 불확실성과 강한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한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 현상이 동반돼 왔지만 최근에는 강달러임에도 불구하고 국채 금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강달러 현상 보다는 국채금리의 하향 안정세에 금융시장이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발표되는 고용지표 흐름에 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24~27일 1390원 전후에서 등락하던 환율은 27일 한때 1394.7원까지 상승했다. 다만 엔화가치 반짝 반등에 따라 상승폭을 좁혀 최종 2.9원 내린 1385.8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160.8엔까지 오른 후 오후 들어 160.3엔으로 소폭 내려섰다.
이튿날에는 수출업체 중심의 달러 매도가 일어나면서 환율을 급락시켰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하며 환율 하락을 지지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0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200억원을 사들였다. 28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1원 내린 1376.7원에 거래를 마쳤다.
7월 첫째 주(6월 30일~7월 6일)에는 미국 6월 고용지표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주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연준위원들의 매파적인 발언들로 높아져 있는 만큼 방향성을 가늠하려는 움직임이 강할 수 있다”며 “FOMC 의사록도 아직 매파적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지만 미국 노동시장의 둔화세 역시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은 다소 완화할 것”으로 내다 봤다.
다음 달 5일 미국 노동부는 6월 평균 시간당 임금, 비농업고용자수, 실업률을 발표한다. 평균 시간당 임금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3.9%, 전월 대비 0.3%로 둘 모두 이전치(4.1%·0.4%)를 밑돈다. 비농업고용지수는 18만8000개로 이전치 27만2000개 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며, 실업률은 4%로 이전치와 같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지표가 둔화하면 연준은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을 고려할 수 있게 된다. 한국과 달리 중앙은행의 책무로 고용안정이 명시돼있어 연준은 고용지표를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미국 금리가 내려가면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달러·원 환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FOMC 의사록은 오는 4일 공개되며, 파월 의장 연설은 2일,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은행 총재 연설은 3·5일 예정돼 있다.
프랑스 조기 총선 결과에 따른 유로화 변동성 확대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극우 세력의 우세가 확인될 경우 (유로화) 소폭 약세 우위가 예상된다”며 “예상 외로 중도 세력이 선전한다면 강세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엔 환율은 당국의 개입이 없으면 강달러에 연동돼 하방경직적 흐름을 연장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찬희 연구원은 이번 주 달러·원 환율이 1300원대 후반 등락을 연장할 것으로, 김유미 연구원은 달러화 추가 강세보다 제한적인 범위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번 주부터는 국내 외환시장 거래시간이 오후 3시 30분 마감에서 새벽 2시까지로 연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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