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개 손보·1개 생보 배타적 사용권 획득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최근 생명·손해보험사가 보험업계 특허로 불리는 '배타적 사용권' 확보를 통한 상품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올해 현재까지 한화손해보험·DB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 총 4개 손해보험사가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또 이달에는 삼성생명이 생명보험사 가운데 올해 처음으로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는 등 업계 전반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배타적 사용권은 지난 2001년 도입된 일종의 보험상품 특허권이다. 보험사가 독창적인 신상품을 출시하면 생명·손해보험협회 신상품 심의위원회가 심의해 일정기간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독점 판매기간은 최소 3개월부터 최대 1년까지지만 대부분 3~6개월로 정해진다. 독창적인 상품과 서비스 개발을 바탕으로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이 배타적 사용권 획득의 장점으로 꼽힌다.
삼성생명은 최근 지난 5월 출시한 '행복플러스 연금보험(무배당, 보증비용부과형)'의 3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생명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는 삼성생명이 생명보험업계 최초로 공시이율형 연금보험 상품에 확정금리적립액 보증옵션을 설계한 것에 대해 독창성과 유용성 등을 인정해 3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했다.
특히 연금보험의 공시이율이 시중금리보다 낮을 경우에도 보증시점까지 유지시 시중금리 수준의 확정수익률을 제공하는 새로운 연금구조를 도입해 고객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노후안전망을 강화했다는 측면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또 상품의 구조가 다양한 보증형 상품으로 확장이 가능하고 보험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해당 상품은 고객이 보증비용을 부담하고 일정기간 동안 계약을 유지하는 경우, 공시이율의 변동과 관계없이 연복리 3.6%를 적용하여 계산한 최저계약자적립액을 약관에 따라 보증하는 상품이다. 보증시점이 지난 이후에는 일반연금과 같이 적립액을 공시이율로 부리한다.
삼성생명 상품 관계자는 "이번 배타적 사용권 획득으로 신상품에 대한 독창성과 유용성을 인정받게 됐다"며 "노후안전망으로써 연금보험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올해 생명보험업계에서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것은 삼성생명이 유일하다. 그간 배타적 사용권 획득은 손보업계에서 더 많이 이뤄졌다. 지난해 보험사들의 배타적 사용권 획득 건수는 총 22건으로 손보사가 15건, 생보사가 7건으로 약 2배 이상 차이난다.
올해도 현재까지 4개 손보사가 5건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한화손해보험의 '유방암예후예측검사비 특약'은 이달 손해보험협회로부터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올해 1월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2.0'의 유방암(수용체 타입) 진단비와 출산장려 가임력 보존 서비스로 배타적사용권을 받은 이후 제3보험 영역에서 손보업계 최초로 6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차병원과 협업해 기획한 이 특약은 유방암 환자의 유전자를 활용해 맞춤 치료와 재발여부 예측을 위한 검사비를 최초 1회에 한해 보장하는 게 주 내용이다. 암환자가 검사를 통해 항암치료가 필요하지 않다는 진단을 받을 경우, 부득이하게 항암치료를 받으며 발생할 수 있는 난임, 불임, 탈모, 우울증 등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는 유용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하나손해보험도 이달 하나해외여행자보험의 ‘해외여행 중 여권 도난·분실 추가체류비용(3일한도) 특약’으로 배타적 사용권을 3개월 획득했다. 해당 특약은 해외여행 도중에 여권을 분실하거나 도난당해 재외공관에 여권 분실신고를 하고 여행증명서(TC, Travel Certification) 또는 긴급여권을 발급 받은 경우에 한해 보상한다.
또 해당 여권의 도난 또는 분실을 원인으로 해외 현지에서 출국이 지연됨에 따라 ‘계획된 여행 기간’을 초과함으로써 발생한 해외 현지에서의 추가 체류비용(숙식비용)을 3일 한도로 실손 보장한다. 1일 가입금액(보상한도)은 10만원·15만원·20만원·25만원·30만원으로 차등화해 보험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하나해외여행자보험은 6월 19일부터 판매되었으며 출시 전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함으로써 상품의 독창성을 선 입증하였다.
지난달에는 DB손해보험이 운전자보험 가입자가 하차 후 발생한 자동차사고로 인한 법률비용을 보장하는 ‘운전자 비용담보 비탑승 중 보장’ 특약을 개발해 6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해당 특약은 운전자보험 상품 중 최초로 하차 후 발생한 자동차사고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경우 발생하는 교통사고 처리지원금(형사합의금), 변호사 선임비용, 벌금을 보장한다.
DB손보 관계자는 “교통사고 관련 법률 강화로 형사처벌 위험이 높아진 상황에서 운전자보험의 보장 공백을 없애기 위해 특약을 개발했다”며 “모든 시점의 사고에 대한 보장 혜택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3월 전세사기·깡통전세로 인한 전세보증금 미반환 피해 사고의 법률비용을 지원하는 ‘전세사기 대응 보험’이 주택 임차인에게 보증금 반환 청구 관련 변호사선임비용과 강제집행 관련 변호사선임비용 보장에 대해 3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손보사 대비 생보사의 배타적 사용권 획득이 적었던 이유로는 취급할 수 있는 보험상품의 한계가 꼽힌다. 다만 생보사들이 연금보험과 건강보험 등 제3보험으로 상품군을 확장하면서 올해는 배타적 사용권 획득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제3보험은 생명보험회사와 손해보험회사 모두 취급 가능한 상품으로, 위험보장을 목적으로 사람의 질병・상해 또는 이에 따른 간병에 관하여 금전 및 그 밖의 급여를 지급할 것을 약속하고 대가를 수수하는 계약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달에도 라이나생명, 미래에셋생명, 삼성생명 등 생보사들이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하고 심의를 기다리는 중이다. 라이나생명은 '무배당 다이나믹건강OK보험'의 12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했으며, 미래에셋생명은 급여 비유전성유전자검사보장특약 무배당 등 2종 상품에 대해 6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했다. 삼성생명도 삼성플러스원건강보험 (무배당, 저해약환급금형)의 6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 심의를 대기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강보험 등 제3보험이 생보사들의 트렌드로 떠오른 만큼 독점 판매권을 확보하기 위해 배타적 사용권 취득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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