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견조한 실적에도 냉랭한 반응...기대치 너무 높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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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견조한 실적에도 냉랭한 반응...기대치 너무 높았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6.27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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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부합한 실적·가이던스에도 시간외 주가 8% 급락 
엔비디아 등도 일제히 시간외 하락 전환...국내증시엔 중립적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26일(현지시간) 미 증시 마감 후 실적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26일(현지시간) 미 증시 마감 후 실적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26일(현지시간) 미 증시 마감 후 실적을 발표했다. 예상치를 웃도는 견조한 실적이 발표됐으나, 시간외 거래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8% 가까이 급락했다. 향후 전망치가 시장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탓이다.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 후 엔비디아를 비롯한 여타 AI 및 반도체주 역시 시간외 거래에서 일제히 낙폭을 키운 가운데, 반도체 업종의 향후 주가 흐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마이크론, 예상 부합한 실적·가이던스에도 시간외 주가 8% 급락 

마이크론은 2024 회계연도 3분기 68억1000만달러의 매출과, 주당 0.62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조사업체인 LSEG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매출 66억7000만달러, 주당 순이익 0.51달러)를 웃돈 것이다. 순이익은 3억3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억달러 순손실에서 개선됐다. 

마이크론은 오는 4분기에는 매출 76억달러, 주당 순이익 1.08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월가의 전망치(매출 76억달러, 주당 순이익 1.05달러)에 부합하는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실적 및 가이던스를 발표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마이크론은 낙폭을 키웠다. 

블룸버그통신은 "4분기 전망치가 시장의 높은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기대감은 한껏 높아졌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스티펠, 웨드부시증권 등 월가 주요 IB들은 마이크론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고 나섰다.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 직전에도 울프리서치와 레이먼드 제임스가 목표주가를 높였다. 특히 JP모건과 씨티그룹은 마이크론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면서 4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80억달러로 예상하기도 했다. 

마이크론의 4분기 가이던스는 월가의 예측과 대체로 부합했지만 일부 대형 IB들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에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더 높아졌고, 예상에 부합하는 실적 및 가이던스에 실망 매물을 쏟아낸 것이다. 

마켓워치는 "마이크론은 월가의 예상치를 상회하는 상당한 수준의 실적을 냈지만, 향후 가이던스가 월가 컨센서스의 평균 수준으로 발표됐다"며 "투자자들은 마이크론의 최근의 주가 상승과 분석가들의 낙관적인 견해를 바탕으로 더 높은 수준의 가이던스를 보고 싶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올 들어 지금까지 67%의 주가 상승세를 기록했으며, 5월 10% 이상의 상승세에 이어 6월에도 14% 가까이 오르며 시장의 기대치를 높여왔다. 

러닝포인트캐피털의 최고투자책임자인 마이클 슐만은 "2~3개월 전이라면 마이크론의 가이던스가 충분히 좋았겠지만, 주가가 67% 상승한 후에는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에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 등도 일제히 시간외 하락 전환...국내증시엔 중립적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 후 여타 AI 및 반도체주 역시 시간외 거래에서 나란히 하락했다. 정규장에서 0.25% 상승세로 거래를 마친 엔비디아는 시간외 거래에서는 2% 가까이 급락했고, AMD는 정규장에서 1.7% 하락한 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1% 약세를 보였고, 0.7% 상승으로 정규장을 마감한 브로드컴은 시간외 거래에서 0.9% 하락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벨류에이션 부담과 기대치가 높았던 만큼 정규장 후반 반등에 성공한 엔비디아는 시간외 거래에서 하락세로 전환했다"며 "27일 정규장에서 반도체 업종의 반등 성공 여부에 따라 반도체 조정 국면이 이어질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마이크론의 시간외 거래 급락세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분위기다. 

장 초반에는 반도체주 중심의 하락세가 나타났지만, 삼성전자가 굳건한 주가 흐름을 유지하면서 한국 주식시장은 제한적인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 실적이 AI 모멘텀의 분기점이었으나 한국 주식시장의 영향력은 중립"이라며 "삼성전자의 지수 하방 지지로 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마이크론은 엔비디아에 AI 반도체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반도체를 납품하는 미국 반도체 기업으로,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경쟁하는 기업이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AI칩에 사용되는 HBM이 2025년까지 품절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AI가 주도하는 다년간의 성장 기회에서 우리는 마이크론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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