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결정하는 전당 대회의 막이 올랐다. 한동훈,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후보자들 중에서 차기 당 대표가 결정된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 모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사적인 친소 관계가 공적 관계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돼서는 안 된다, 그런 차원에서 대통령과 저는 일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그게 훨씬 건강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의원을 포함해 다른 후보자들의 출사표도 의미심장한 내용을 담고 있다. 나 의원은 국민의힘 총선 패인의 하나로 제기된 ‘계파정치’를 탈피, 정권을 재창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당 대표 선거에 자꾸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미숙한 정치가 없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친윤 그룹에 속하지 않지만 대통령과 반목이 아니라 협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원희룡 전 장관도 나 의원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원 전 장관은 “윤 대통령과 신뢰관계”라는 말로 ‘윤심’을 부각하며 당원들을 공략했다. 그러면서 ‘당정일체’와 정권 재창출을 부각했다. “우리 모두 동지가 되는 길로 가야만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고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차기 대선 후보감으로도 손색이 없는 쟁쟁한 후보자들이 경쟁하고 있지만 무게 중심은 한 전 위원장 쪽에 실려 있다.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지난 14~15일 실시한 조사(전국1008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0.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누가 국민의힘 대표가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은 질문에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선 한 전 위원장이 다른 주자를 크게 앞섰다.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답한 이들 중 59%는 한 전 위원장을 차기 국민의힘 당 대표로 지지한다고 답했다.
2위는 11%를 얻은 원희룡 전 장관이다. 그 다음으로 나경원 의원(10%)이 뒤를 이었다. 국민의힘 전당 대회 룰은 당원 80%, 국민여론조사(국민의힘 지지층 및 무당층 대상) 20%로 결정된다. 당원들 여론이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과 아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추정한다면 ‘어대한’은 현실이 된다.
그러나 ‘어대한’에 대한 반발 목소리 또한 적지 않다. 한 전 위원장의 전당 대회 출사표에 대해 당내에서 한 전 위원장과 가장 크게 대립각을 세운 인물이 이철규 의원이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검찰 중간간부에 불과하던 사람”, “윤석열 대통령과 제일 가까우신 분이고 오랫동안 함께해 왔고 제일 큰 수혜를 받으신 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당 안팎에 한동훈 대세론이 형성돼 있다는 질문을 받고 “당원들을 모욕하는 말”이라며 “표심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일부 언론에서 몰아가는 하나의 프레임이라 생각하고, 선거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했다. 친윤파(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와 친한파(한 전 위원장을 지지하는 세력) 사이의 첨예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전당 대회를 지배하는 핵심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일까. 아니다. 윤 대통령과 단지 가깝고 멀다라는 이유만으로 당원들과 지지층들의 표심을 얻기는 어렵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이재명 전 대표를 다음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지 여부로 귀결된다. 한 전 위원장이 가장 부각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빅데이터는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해 어떤 분석을 하고 있을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 캐치애니(CatchAny)로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확인해 보았다.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민주당’, ‘국회’, ‘국민의힘’, ‘위원장’, ‘검찰’, ‘정치’, ‘최고위원’, ‘한동훈’, ‘국민’, ‘애완견’, ‘수사’, ‘재판’, ‘원내대표’, ‘정부’, ‘장관’, ‘특검’, ‘윤석열’, ‘대선’, ‘야당’, ‘나경원’, ‘부지사’, ‘당원’ 등으로 나왔다(그림).
이재명 전 대표 빅데이터 연관어에서 윤석열 대통령보다 한동훈 전 위원장의 연관 정도가 훨씬 더 높은 점도 국민의힘 전당 대회에서 주목할 포인트다. 결과적으로 여당 대표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윤 대통령이 아니라 연임하겠다고 대표 자리에서 사퇴한 이재명 전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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