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가는 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 최대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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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가는 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 최대 쟁점은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4.06.21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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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심리불속행기각 여부 관심
'100원→1000원' SK C&C 주가 주목
가사노동 기여 해석 여부 관건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이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이 대법원에서 판단을 받게 됐다. 최 회장 측이 1조3000억원대 재산분할과 20억원의 위자료와 관련해 명백한 오류가 있다며 지난 20일 상고장을 접수했다. 대법원 상고심은 1·2심 판단에서 헌법·법률 위반 등 관련한 법리 적용에 있어 문제가 있는지를 살피는 '법률심'이다. 따라서 사실 관계에 대한 판단보다는 법리해석이 제대로 됐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대법원 판단 과정에서 불거질 쟁점을 정리했다. 

대법, 심리불속행기각할까

먼저 눈길이 가는 대목은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기각 여부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상고심절차특례법에 따라 대법원이 상고를 판결로 기각하고 원심을 그대로 확정하는 제도다. 원심판결이 헌법을 부당하게 해석하거나 기존 대법원 판례와 상반되게 해석한 경우, 중대한 법령 위반이 있는 경우 등 상고심절차특례법이 정하는 조건에 해당하지 않으면 심리불속행기각을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대법원이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것이다.  

통상 사가 사건은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기각하는 경우가 잦다. 특히 가사 사건의 경유 유책 여부, 증거 판단 등 사실관계 관련 다툼은 2심 선에서 거의 가려지기에 대법원에서 다른 판단을 내리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심리불속행기각의 경우 상고 기록을 받은 날로부터 4개월 이내 가능하다. 만약 대법원이 심리불속행기각으로 처리한다면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판결은 9월 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법원이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을 심리불속행기각으로 처리하기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심에서 사실 관계에 대한 오류를 범해 경정(법원이 판결 후 계산이나 표현의 오류를 고치는 일)까지 한데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이번 사건에 대해 추가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SK 측은 "판결문에서 오류를 발견한 만큼 이를 다시 결론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노 관장 측은 "결론이 바뀌진 않을 것"이라면서 "재산이 수십 배 불었거나, 수백 배 불었는지가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강조했다. 

대법원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최종 판결을 맡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100원→1000원으로' 쟁점 된 SK C&C

2심 재판부는 애초 판결문에서 1994년 11월 최 회장이 취득 당시 대한텔레콤(SK C&C 전신) 가치를 주당 8원, 최종현 선대 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에는 주당 100원, SK C&C가 상장한 2009년 11월에는 주당 3만5650원으로 계산했다. 이에 따라 1994~1998년 선대 회장 별세까지와 별세 이후 2009년까지 가치 증가분을 비교해 최 선대 회장과 최 회장의 회사 가치 상승 기여를 각각 12.5배와 355배로 판단했다. 

최 회장 측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의 '계산 실수'를 지적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의 뿌리가 1994년 인수한 대한텔레콤 주식인데 이 주식의 가치 평가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1998년 5월 1주당 주가를 100원으로 계산했는데 이후 두 차례 액면 분할을 감안하면 1주당 100원이 아니라 1000원이라고 했다. 정리하면 대한텔레콤 주식은 2007년과 2009년 두 차례 액면 분할을 거치면서 명목 가액의 50분의 1로 줄었고, 이를 감안해 1998년의 주식 가치를 따지면 당시 주가 5만원을 50으로 나눠 1000원이 돼야 하는데 법원이 잘못 계산했다는 주장이다. 재판부는 최 회장 측 기자회견 후 즉시 판결문을 경정했다. 이에 최 회장 측은 "치명적 오류여서 경정 절차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맞서고 있다.  

100원에서 1000원이 된 SK C&C 주식이 중요한 건 최 회장 측이 선대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아 운영한 '승계상속형' 사업가라고 주장하고 있어서다. 기업 성장에 있어 자신에 비해 부친의 기여가 훨씬 크기에 SK주식은 특유재산적 성격으로 분할에 이런 점이 고려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앞서 재판부는 최 회장을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봤다. 최 회장 측은 재판부의 경정으로 선대 회장과 최 회장의 기여도 비율은 125대 33.5로 역전됐고, 주식가치가 상승한 건 결국 선대회장 공로로 65대(최 회장) 대 35(노 관장)의 기여도 산정을 다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18일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1000원을 100원으로 잘못 계산한 부분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최종 결과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심 판결의 핵심은 최종현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기여도 비율이 아니라 고(故) 노태우 씨의 기여 여부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미 노 씨의 존재로 SK가 태평양증권을 인수하고 이동통신사업에 뛰어드는 모험적이고 위험한 경영활동을 감행했고, 이는 재산 증식에 대한 무형의 기여라고 판단했다. 노 씨의 기여 여부에 대한 판단이 변하지 않는 한 100원을 1000원으로 고친 건 최종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한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기여도 비율도 SK 주장대로 125대 35.5가 아니라고 했다. 최 회장이 선대회장 별세 후 현재까지 기업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주가를 평가할 때 2009년 11월 SK C&C 주가 3만5650원이 아닌 변론 종결 시점인 2024년 4월 SK㈜ 주가 16만원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이 경우 SK 주가는 선대회장 별세시점인 1998년 5월 1000원에 비해 160배 불어난다. 따라서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기여 비율도 125대 160이 된다. 즉 여전히 최 회장이 기업 성장에 기여한 부분이 크다는 논리다. 

SK 측은 또다시 반박에 나섰다. 재판부가 판결문과 달리 비교 기간을 상장 시점인 2019년이 아닌 2024년까지 늘려 선대회장과 최 회장 기여도 비율을 125대 160으로 재산정한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재판부가 실질적 혼인관계는 2019년에 파탄났다고 하면서 2024년까지 연장해 기여도를 재산정한 것도 이해가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혼인파탄 시점인 2019년을 재산분할 기준시점으로 삼는다면 최 회장에게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 당시 SK㈜ 주가는 최고 27만원에 달해 기여도 비율(65:35)이 달라지지 않는 한 노 관장 측에 지급해야 할 금액이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가사노동 기여 여부가 대법원에서 어떻게 인정받을지 주목 된다. 사진=연합뉴스

가사노동 기여 의미 어떻게 볼까

2심 재판부는 노 관장의 가사노동 기여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노 관장이 혼인기간 가사 및 양육을 담당했고', '그러는 사이 최 회장의 경영활동이 SK 주식 가치 상승에 기여했으며' '노 관장은 SK그룹 산하 워커힐 미술관 관장이 된 후 미술관 후신인 아트센터 나비 관장으로 재직한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노 관장이 가사노동 및 양육과 일정 영역의 대외활동 등을 통해 가족관계를 비롯한 일정 영역에서 최 회장의 대체재 내지 보완재 역할을 담당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최 회장의 경영활동과 SK 주식 가치 유지 및 증가에 기여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이는 대법원의 최근 판례 성향과 일치한다. 대법원은 1998년부터 특유재산 인정 예외 범위를 넓혀오고 있다. 대법원은 재산분할 제도의 사회·문화적 배경에 따라 특유재산의 취득과 유지에 가사노동 등으로 인한 배우자 내조를 크게 인정하며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고 여러 차례 판시해 오고 있다. 

특유재산은 민법 제830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은 '부부의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특유재산으로 한다'고 명문화하고 있다.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배우자가 적극적으로 특유재산의 감소를 방지했거나 증가에 협력했을 경우에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가사노동 등은 '협력'에 포함된다. 

노 관장의 가사노동을 인정한 2심과 달리 1심 재판부는 "노 관장이 SK㈜ 주식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 등에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기에 해당 주식은 재산 분할에서 제외한다"고 했다. 해당 주식은 경영권 수단이어서 가사공동체와 구분되고, 노 관장은 가사노동이나 아트센터 관장 등을 영위했으며 경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1심 후 불거진 노 관장의 모친 '김옥순 여사 300억 비자금 메모'로 촉발된 노태우 씨 비자금 유입 등 변수가 생겼지만 이번 이혼 소송에서 특유재산의 핵심은 예외적인 분할 인정 사유인 재산의 '감소 방지', '증식 협력'의 해석 범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2심과 같이 가사노동의 협력을 넓은 의미에서 해석한다면 2심과 비슷한 취지의 판단도 가능하다. 

법무법인 김해의 김현석 변호사는 "과거 가사노동이 집안에 국한된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가사노동에 대한 직·간접적 기여 폭을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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