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논란..."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어야"vs"자산 인정도 않는데 웬 세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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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 논란..."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어야"vs"자산 인정도 않는데 웬 세금인가"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4.06.21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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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가상자산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
당초 3년 유예...정부는 아직도 '검토 중'
업계마저 찬반 갈려...해외자금 추적도 난관
"더 이상 미룰 수 없어"vs"제도정비 우선해야"
가상자산 소득세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가상자산 소득세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가상자산의 투자 수익에 세금을 매기는 문제를 놓고 찬반 양론이 뜨겁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마저 또 다시 시행 유예를 고민하는 중이다. 과세 근거가 부족하고 가상자산의 익명성에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도 미비하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업계는 예정(내년 1월 1일)대로 과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쪽과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쪽으로 갈린다. 전자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대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후자는 ‘가상자산을 자산으로 인정하지도 않으면서 투자 세금을 매기는 건 부당하다’고 말한다. 애초에 해외거래소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추적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상자산 과세는 가상자산 투자로 연간 250만원 이상 소득을 올릴 경우 소득의 20%(지방세 포함 22%)를 세금으로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1000만원의 투자수익을 올리면 공제액 250만원 제외한 750만원의 22%인 165만원이 세금으로 부과된다.

세목은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을 대상으로 한 금융투자세(기본공제 5000만원)가 아닌 복권 당첨금·경마 수익금·강연료·인세 등에 매겨지는 기타소득이다.

가상자산 과세는 당초 지난 2021년 10월 시행 예정이었지만 현재 3년 유예된 상태다. 정부는 다시금 신중론을 펴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은 세법개정안을 만들 때까지 시간이 있어서 (가상자산 과세를)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정치권 역시 과세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지난 총선 당시 국민의힘은 과세 시점을 연기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놨고 더불어민주당은 공제한도를 25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는 645만명이다.

오피니언뉴스가 그간 인터뷰했던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와 학계의 의견을 들어봤다.

가상자산 과세 찬성 측
A 대표: 계속 미룬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가상자산 과세는 이미 여러 차례 유예된 바 있다. 언제까지 미룰 수는 없다. 세율이 부담스럽다면 단계적으로 과세를 하는 방법 등으로 조정해나갈 수 있다.

취득가액은 구체적인 내용들을 사례별로 통일해서 산정할 수 있다고 본다. 예컨대 기존의 취득 자산은 놔두고 앞으로 발생하는 거래에만 세금을 부과하는 등 방법은 여럿이다.

기본적으로 소득이 발생하면 세금을 내야 한다. 과세를 계속 안 한다는 건 다른 투자자산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관이나 법인들은 지금도 가상자산 양도차익에 양도세 성격으로 세금을 자진납부하고 있다

B 대표: 법인들은 이미 가상자산 보유, 매매시 법인세 형태로 세금을 내고 있다. 세금을 낸다는 건 규제 범위 안에서 투명성을 확보하고 규제 테두리 안에 공식적으로 포함된다는 의미다. 생태계 안정화와 활성화를 위해서도 가상자산을 제도권으로 들여오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세금을 걷는 만큼 그에 걸맞은 지원이 필요하다. 과세를 하려면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 생태계 육성도 함께 가야 한다.

가상자산 과세 유예는 금투세를 유예시키면서 꼬리표처럼 따라서 같이 유예됐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금투세와 궤를 같이 하며 일관성 있게 시행돼야 한다고 본다. 둘 중 하나는 폐지됐는데 다른 하나는 시행되면 한쪽으로 자금이 치우칠 가능성이 높다.

암호화폐 모형. 사진=연합뉴스

가상자산 과세 유예 측
C 대표: 모든 세금은 법에 근거해야 한다. 지금은 정부든 국회든 서로 책임을 안 지려고 납부 근거가 되는 법도 제대로 만들어 놓지 않았다. 매일 투자자 보호만 얘기하며 뒤에서 시장을 옥죄고 있다. 그래놓고 앞에서는 다른 논리를 갖다대서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한다. 엄청난 혼선이 빚어질 게 뻔하다. 투자자들 민원도 폭발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가상자산을 자산으로 인정하지도 않는다. 금융상품에 담지도 못하고 상장지수펀드(ETF)도 안되고, 법인 거래소 계좌도 못 열게 한다. 그러면서 투자에 대한 세금은 매기겠다는 건 모순이다. 이런 식이면 결국 부족한 세수를 메꾸려는 의도 말고는 다른 이유가 없다.

D 교수: 과세 얘기가 나왔을 때부터 젊은 제자들이 싱가포르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많은 스타트업들도 과세 없는 나라로 본사를 이전했다. 몇 안되는 기술기업조차 쫓아내니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산업이 발전하는 상황이다.

안그래도 가상자산에 인식이 별로 안 좋은데 과세까지 해버리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한다. 지금 젊은 사람들은 대기업 취직길이 활짝 열려있는 것도 아니다. 스타트업마저 옥죄면 미래는 더 암담해진다. 다른 나라에서 창업하고, 거기서 소비하고 거기서 살아가는 상황은 더욱 가속화 할 것이다.

미국은 지난 달 하원에서 FIT21(21세기 금융 혁신 및 기술 법안)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튿날에는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ETF를 승인했고 최근에는 이더리움은 증권이 아니라는 분위기 마저 감지된다.

선진국은 제도를 계속해서 열고 있다. 과세를 하는 만큼 시장을 허용해주는 것이다. 이들처럼 차라리 가상자산을 양성화한다면 새로운 산업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무 준비도 안돼있는 상태에서 과세부터 하겠다고 한다.

E 팀장: 가상자산은 양도가액에서 취득가액을 뺀 금액만큼 과세하는데, 취득가액을 무슨 수로 산정할지 의문이다. 가상자산 투자자 중 우리나라 거래소만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 해외 거래소를 이용한다. 얼마에 사고 얼마에 팔았는지를 알아야 세금을 매기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정부가 해외 거래소에 대한민국 사람들의 거래 내역을 모두 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나.

과세는 신고주의다. 해외거래소 이용자들이 과연 자신의 수익을 신고할까? 신고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잡아낼 방법이 없다. 회피 유인이 신고 유인보다 크다.

국제적인 과세체계를 구축하거나 인프라 협력체 같은 걸 만들거나, 가상자산 취득 내역을 국가간에 공유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그런데 탈중앙이자 익명성이 생명인 블록체인 특성상 이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금투세와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 만약 금투세가 폐지되고-물론 정부는 세목 자체가 다르다고 하지만 하나의 금융투자 포트폴리오라는 측면에서 봤을 땐-코인에만 세금이 부과되면 가상자산 투자 유인은 더 떨어진다. 유예가 불가능하다면 세율이라도 낮춰서 신고 유인을 높여야 그나마 조세 저항이 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립 측
F 이사: 개인적으로는 이왕 도입하기로 했으면 빨리 도입하는 게 낫다고 본다. 그래야 실질적으로 제도권에 편입돼서 과세 체계도 잡히고 가치 평가도 가능해진다. 일종의 기준점이 세워지는 셈이다.

다만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유예되길 바란다. 고액 자산가에게 가상자산은 굉장한 절세 상품이다. 기존 금융권에 있던 자금을 어딘가로 옮긴다면 부동산이나 여타 자산보다 코인으로 오는 게 우리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가상자산 과세가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해외 거래소의 가상자산을 무슨 수로 정부가 추적할까. 고객 요청시에는 우리가 거래 내역을 증빙해줄 수는 있다. 재산이 어떻게 형성 됐는지, 해외 거래소 기록은 어떻다든지.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나 고객의 요청이다. 이를 당국에 신고하는 것도 고객의 선택이고.

애초에 이 데이터들을 취합하는 게 기술기업에게도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다. 매수·매도를 취합해서 기준점을 잡고, 특정 시점에 자산이 얼마나 늘었는지 추적해야 하는데 말이 쉽지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많다. 더구나 수백만 투자자의 자산을 일일이 분석하는 건...

G 교수: 금투세와 가상자산 과세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과세의 본질은 결국 투자로 얻은 자산에 대한 세금이다. 주식에 투자하면 세금을 면제해주고, 가상자산에 투자하면 세금을 매기겠다는 건 가상자산 하지 말고 주식만 하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기타 소득으로 과세한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투자 세금인 건 마찬가지다. 법 체계상으로 금융투자 대상이 아닐 뿐이다. 본질적 성격이 달라서 기타소득 과세를 하는 게 아니다.

‘가상자산 투자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 아무 노력 없이 돈을 벌었으니까 과세를 해야한다’는 논리로 가면 과세를 할 수 있다.

반대로 산업과 연결해서 산업자금으로 쓰이는 시점도 고민을 해봐야 한다. 만약 코인이 산업자금화 해서, 예컨대 주식처럼 자금 조달에 쓰이면서 기술개발에 기여하고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면 과세는 경제성장을 제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당장은 가상자산에 '사짜'가 많이 껴있고 부적절한 대상으로 취급받지만 향후 기술적인 돌파구가 만들어져서 자금 조달원으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 결국 블록체인은 글로벌하게 모든 국가를 연결할 것이고, 그때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세금 때문에 또 다시 경쟁력에서 밀리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일단은 과세를 하더라도 금투세와 같은 길을 가면서 정 아니다 싶으면 그때 가서 세금을 매길 수도 있지 않을까. 먼저 가상자산만 매겨놓고 금투세는 안 매기는 건 미래지향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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