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1억불 주고 고사위기 美 조선소 인수...기대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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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1억불 주고 고사위기 美 조선소 인수...기대효과는?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4.06.21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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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최초 미 조선소 인수
한화시스템·한화오션 6대4 비율 필리 조선소 인수
필리 조선소 인수로 美 해군 MRO 사업 진출 첫 발
군함 전투체계 및 레이더 공급 한화시스템 시너지 기대
한화그룹은 21일 미국 필리 조선소를 1억 달러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한화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한화그룹이 국내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업에 진출한다. 

한화그룹은 지난 20일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 조선소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인수에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참여했으며 인수금액은 1억 달러(한화 약 1380억원)이다. 인수비율은 한화시스템이 6, 한화오션이 4다. 취득 예정일은 오는 11월11일이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한화그룹은 미국 상선 및 방산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필리 조선소는 노르웨이 석유·가스·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아커의 미국 소재 자회사다. 필라델피아 해군기지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며 미국 공공기관과 해군, 해경 등에서 발주하는 선박의 건조 및 수리, 유지보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조선소다. 현재 수주잔고는 미국 해사청이 발주한 국가안보다중임무선(NSMV) 4척 등이며 과거 다수의 소형 컨테이너, 탱커, 관공선 등을 건조한 이력이 있다. 

비록 현재 수주잔고에 군함은 없지만 언제라도 해사청을 비롯한 해군과 해경 등 미 정부기관의 발주를 받아 수행할 자격을 갖춘 조선소로 향후 미해군의 MRO(함정 유지·보수·정비) 사업 진출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필리 조선소는 항공모함을 제외한 미 해군 대부분의 주력 함정을 소화할 수 있으며 강재를 운반·보관할 수 있다. 여기에 2개의 드라이 도크(Dry Dock·330m x 45m)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당 도크에는 660톤급 골리앗 크레인과 여러 개의 집(Jib) 크레인을 운용해 대부분의 중량물을 소화할 수 있다. 통상 길이가 300m, 너비는 45m를 훌쩍 넘기는 대형 상선에 비해 미 해군의 주력 구축함은 상대적으로 작아 길이는 150~180m, 너비는 20m 수준이며 그 크기에 비례해 건조와 수리 시에도 다뤄지는 중량물의 무게가 작아 이 정도의 크레인으로도 충분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필리 조선소는 코로나 사태 이후 증가한 원가와 취약한 미국내 조선업 공급망 등 문제로 어려움에 직면했다. 지난해 7161만 달러(약 한화 99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4억4185만 달러(한화약 6150억원)로 매출대비 영업손실율은 -16.2%다. 누적된 적자로 해당 조선소는 지난해 말 기준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런 이유로 한화그룹이 제시한 1억 달러 인수대금이 다소 과하지 않냐는 지적도 있다.

필리 조선소 인수로 한화는 미국 해군 MRO 사업 진출에 첫 발을 뗐다. 사진제공=한화

이와 관련해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을 감안할 때 시세보다 비싸지만 조선소 인수금액으로는 일견 비싸지 않아 보인다"면서 "1억 달러 인수금액은 향후 정상화에 필요한 투자의 시작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관건은 조선업 기반이 취약한 미국에서 한국 조선소의 높은 효율성과 생산성을 이식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미 해군 MRO 사업 진출의 첫 발을 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군함 전투체계 및 레이더 등을 공급하는 한화시스템의 공동 인수 참여는 단순 지원선 및 비핵심 전투체계 관련 MRO 뿐만 아니라 전투함 및 핵심 전투체계 MRO 사업까지 넘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준다. 

변 연구원은 "사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번 인수는 사전에 한미 양국 간 상당한 교감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면서 "초기 일감 확보에 대한 부분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여 향후 공개될 사업의 디테일과 회사 비전이 흥미로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필리 조선소 인수를 통해 글로벌 선박 및 방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며 "중동·동남아·유럽을 넘어 미국 시장까지 수출 영토를 확장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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