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이혼 판결문 수정…'중대 오류' 여부 쟁점으로
상태바
최태원 이혼 판결문 수정…'중대 오류' 여부 쟁점으로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4.06.19 1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태원, SK C&C 가치 증가 기여분 355배→35.6배로 수정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측의 2심 재판 판결문 오류 지적에 재판부가 이를 수정한 판결문을 당사자에게 송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을 심리한 재판부가 17일 판결문 내용을 일부 수정해 양측에 송달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최 회장 측 오류 지적에 따른 후속 조치로 읽힌다.

이날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는 최 회장과 노 관장 쪽에 판결경정결정정본을 송달했다. 수정된 부분은 최 회장 측이 앞서 지적한 '1994년 취득한 대한텔레콤 주식의 가치 산정'으로 최 회장 측은 "심각한 오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최 회장 측은 지난 17일 항소심 재판부가 1994년 11월 최 회장 취득 당시의 대한텔레콤 가치를 주당 8원,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에는 주당 100원, SK C&C(옛 대한텔레콤)가 상장한 2009년 11월에는 주당 3만5650원으로 계산했으나 두 차례 액면분할을 감안하면 1998년 5월 당시 대한텔레콤 주식 가액은 주당 1000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재판부는 1994~1998년 선대회장 별세까지와 이후 2009년 SK C&C 상장까지의 가치 증가분을 비교할 때 선대회장의 기여분을 12.5배, 최 회장의 기여 부분을 355배로 판단했다. 하지만 최 회장 측은 주식 가액의 오류에 따라 이를 각각 125배와 35.5배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SK의 가치 증가에 선대회장의 기여가 큰데 재판부가 이를 잘못 계산해 상대적으로 노 관장의 기여도를 높게 봐 재산분할이 과도하게 이뤄졌다는 취지다.

최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앞서 기자회견에서 "항소심 재판부는 잘못된 결과치에 근거해 최 회장이 승계상속한 부분을 과소평가해 최 회장을 사실상 창업을 한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단정했다"며 "이에 근거해 SK㈜ 지분을 분할 대상 재산으로 결정하고 분할 비율 산정 때도 이를 고려했기에 앞선 오류를 정정한 뒤 결론을 다시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 측 주장을 받아들여 판결문에서 1998년 5월 주식가액을 1000원으로 다시 산정해 당초 355배로 계산한 최 회장의 기여분을 35.6배로 수정했다. 

경정은 판결문에 수치 등 사소한 오류나 단순 오기 등이 있을 경우 이를 수정하는 절차다. 재판부 직권이나 당사자 요청을 재판부가 수용해 수정할 수 있다. 하지만 재산분할 액수 등 판결의 핵심적 내용은 수정이 불가하다. 상급심이나 재심을 통해 다퉈야 한다. 항소심 재판부가 판결문 일부 수치를 수정했지만 재산분할 액수를 바꾸지 않은 것도 이 부분이 핵심적 내용이라고 본 셈이다. 

재판부의 이번 경정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노 관장 측은 최 회장 쪽 주장은 판결문의 지엽적 대목에 대한 문제제기에 불과하다는 입방이다. 노 관장 측 법률대리인은 "일부를 침소봉대해 사법부 판단을 방해하려는 시도에 매우 유감"이라면서 "최 회장 측 주장에 의하더라도 여전히 SK C&C 가치가 막대한 상승을 이룬 사실은 부정할 수 없고 결론에는 지장이 없다"고 반박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이혼재판이 장외전 양상을 띠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판결 내용 변경 가능성을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법무법인 예문정앤파트너스 정재민 변호사는 18일 자신의 SNS에 재판부의 판결문 경정과 관련해 "(항소심 재판부의) 요지는 위 경정은 중간단계 사실관계 계산오류로 경정 대상이고, 최종 재산분할비율(최 회장 65대 노 관장 35)에 영향이 없다는 것"이라면서도 "중대한 판결 내용 변경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이번 오류가 사소한 실수가 아니란 점에서 경정 대상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판결 경정은 판결의 실질적 내용이 변하지 않는 범위에서 누가 봐도 명백한 사소한 누락, 오기, 계산착오를 바로 잡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중요한 부분에 대한 오류가 있는데도 재산분할비율에는 영향이 없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가정법원 판사 출신인 정 변호사는 '독도 인 더 헤이그' 등을 쓴 소설가이기도 하다. tvN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알쓸범잡)' 등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한편  서울고법 가사2부는 지난달 30일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최 회장)는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22년 12월 1심(재산분할액 665억원, 위자료 1억원)을 뒤집고 SK그룹 지주사 SK㈜ 지분을 '재산 분할 대상'으로 인정해 국내 이혼소송 중 역대 최대 규모의 재산 분할 판결을 내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