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원 칼럼] 美 사모부채 펀드, 시장의 잠재적 위험 요인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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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칼럼] 美 사모부채 펀드, 시장의 잠재적 위험 요인 될까
  • 최석원 이코노미스트·SK증권 경영고문
  • 승인 2024.06.18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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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이코노미스트·SK증권 경영고문]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S&P500 지수는 연초 4800포인트 아래에서 최근 5400포인트 이상으로 올랐고, 14500포인트 대였던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현재 17600포인트로 급등한 상태다.

물가 하락 속도가 느려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몇 달이나 늦춰져도, 동유럽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불거져도, 몇몇 경제지표에서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도 증시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장기적인 안목에서 미국 경제와 증시의 위험을 경고해 온 많은 전문가들도 이제는 단기적인 증시 상승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분위기이고, 장기적으로 물가와 경기가 아닌 금융시스템 위험이 증시를 뒤흔들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당연히 반대 편에서 증시 호황을 전망했던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입장 변화를 ‘과실 인정’으로 인정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위험의 지적의 경우에는 ‘습관적 비관론’으로 일축하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JP모건의 다이먼 회장이 ‘미국의 사모부채(Private Debt)' 시장이 위험의 진원지가 될 수 있으며, 그 경우 지옥문이 열릴 것’이라는 극단적인 평가를 내린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빠른 시일 내에 급증한 부채는 시간의 문제일 뿐 대부분의 경우 일부 금융기관, 나아가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었던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다이먼 회장뿐 아니라 대형 채권형 펀드 운용사인 핌코의 채권 운용 헤드 역시 상업용 부동산뿐 아니라 연간 2000억달러에 이르는 사모부채 펀드 역시 만기 시점에 유동성 문제가 불거져 금융시스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여러 곳에서 위험에 대해 지적

그런데 찾아보면 사실 이들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사모부채와 사모부채 펀드의 위험에 대해 꾸준히 지적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작년 4분기 중 기사에는 미국 사모부채 시장이 3분기 중 1.7조달러(해당 시점의 환율로 약 2200조원)에 달할 만큼 급격하게 성장했다는 소식(즉, 위험이 커졌다는 소식)이 등장했고, 올해 4월에는 IMF에서 동 시장의 빠른 성장이 금융시스템을 교란할 위험에 대해 경고했던 것이다.

즉, 금리 인상 사이클 하에서 부동산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 빠지자 관련 펀드 환매가 일부 부동산 펀드 운용사의 유동성 문제로 이어진 바 있고, 작년에는 실리콘밸리 은행과 같은 중견 은행들이 대출 부실화로 파산한 바 있는데, 이제는 중소기업 대출을 편입하는 사모부채 펀드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사모부채 펀드가 무엇이고, 어떤 문제를 안고 있다는 얘기일까?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비상장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은 채권 발행과 대출이다.

그런데 비상장 기업이나 중소 기업의 경우에는 이러한 방식의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 특히 금리가 올라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대출을 해 주는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을 제한하기 시작한다. 우량 대기업 대출로도 높은 이자를 수취할 수 있는데다, 높은 금리로 이자비용이 높아진 중소기업의 경우 위험이 커질 것이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기업들의 채권 발행 역시 녹록치 않은 상황이 된다.

그렇다면 이들 기업 입장에서는 다른 자금 조달 방법을 찾을 수 밖에 없는데, 이 틈을 파고든 것이 바로 사모부채 펀드인 것이다. 즉, 사모부채 펀드는 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중소기업에 대출을 해 주고, 그 성과를 펀드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금융상품이라 할 수 있다.

사모부채 펀드는 늘 위험한가? 그렇진 않다. 펀드 운용자들에 의해 위험이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운용자들은 철저한 바텀 업 분석으로 탄탄한 기업을 선별해 대출을 실행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상장 대기업들에 비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이기 때문에 부도 위험 역시 높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전체적인 위험을 줄이기 위해 소액으로 많은 기업들에게 대출을 실행하는 분산 투자를 실행한다. 즉 100개의 기업에 같은 비중으로 대출을 해 주면 2개의 기업이 파산한다고 해도 최대 손실율은 2%이고, 다른 98개 기업에게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하면 펀드 전체의 수익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사모부채 펀드, 너무 빨리 느는 게 문제

그렇다면 왜 지금 이 펀드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을까? 대형 운용사들의 신용분석 능력과 포트폴리오 분산 능력은 뛰어나서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 아닌가? 실제로 많은 운용사의 펀드는 큰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너무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과거 비슷한 사례를 보면, 급격하게 규모가 늘어나는 경우, 일부 운용사에서 대출의 허들을 낮췄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결국 부동산 대출의 허들을 낮아졌던 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던가. 

또한 지난 3년에 걸쳐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중소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었을 것이란 점도 문제다. 특히 이 과정에서 경기가 둔화되면 상황은 더 어려워진다. 즉, 대출 만기가 되었을 때 만기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펀드 만기 시점에, 맡겼던 자금을 찾아가려는 투자자들에게 돈을 주기 어렵게 될 수 있다. 그리고 당연히 먼저 돈을 빼려는 수요가 나타나는데, 이것이 바로 뱅크런과 비슷한 ‘펀드런’이다. 이렇게 되면 유동성 마련을 위한 자산 매각과 단기 자금시장의 경색이 금융시스템 위험으로 연결될 수 있다. IMF나 JP모건의 다이먼 회장, 핌코의 책임자가 걱정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경우다.

물론 아직까지 단기자금시장에서 뚜렷한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유동성 상황을 보여주는 미국 REPO 금리는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고, 기업 신용스프레드 역시 마찬가지다. 유동성 문제에 따른 단기 자금 수요 급증 현상이나, 회사채 매수를 기피하는 현상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과거 유동성 문제가 야기될 때 이러한 지표들에서 이상 징후가 먼저 나타난다는 점에서 보면, 현재 상황을 임박한 위기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 

또한 부동산 프로젝트 금융에 상당한 문제가 내재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금융당국이 이를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처럼, 미국 정부 금융당국 역시 사모부채 펀드 문제를 이미 모니터링 중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연준에게는 기준금리 인상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금융시스템 위험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 목표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만큼 대비가 되어 있을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유동성 위험이 커지면 금융시스템은 불안해지고, 그 결과로 자산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 문제를 완전히 인지하기 전에 가격이 먼저 반응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대응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부담이다. 또한 유가 급등과 같은 외부적 요인에 따른 경기 침체가 나타날 경우에도, 이미 급격히 늘어나 있는 사모부채 펀드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 이 문제를 이유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대폭 조정해야 할 이유는 없지만, 단기 금융시장 및 회사채 시장의 가격 흐름과 관련 뉴스, 나아가 주요 정책기관이나 전문가의 의견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 연세대 경제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마쳤다. 대우증권 삼성증권 한화증권 등에서 채권분석, 경제분석 파트장을 역임했으며 과거 수차례에 걸쳐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됐다. 한화증권에서 리서치센터장을 거친 후 메리츠화재에서 직접 자산운용을 맡기도 했다. 이후 SK증권에서 리서치센터장, 지식서비스 부문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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